2023. 2. 22. 18:08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죽음을 향해 글을 쓰고 있었다.

 

삶의 영토에서 더 어두운 곳, 아직 손이 닿지 않는 곳, 그렇지만 내가 언젠가 가게 될 곳을 향해 글을 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는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태어나고자 애를 쓰고, 자기를 찾고자 꼼지락 대듯 글을 쓰는 일은 분명히 삶을 향하고 있다. 이미 내가 발을 담가 버린 곳의 반대방향으로, 지금 여기가 아닌 곳을 향해 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이란 과거가 아닌 언제나 미래에 있는 것이고, 숨을 쉬는 것은 우리가 들이마셔 이미 안에 있는 숨을 밀어내야 하는 것이기에 나는 앞으로, 죽음 이후의 삶으로 향한다. 언제나 환상에서 깨면 현실이 기다리고 있고, 현실에서 깨면 초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은 여전히 삶에서 깨어나 들어선 죽음에서도 역시 다시 한번 깨어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접어든다. 희망은 쥐고 있을 때 버겁고 고통스럽지만 그마저 없을 때 그 사소한 희망이라고 그립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망상과 환각들 사이에서 잘 고르고 골라 희망을 벼린다. 닦아낸다.

 

견딜만하다.



Posted by .아득